11월 첫째주 영화 : 타임 패러독스(2014)

타임 패러독스(Predestination, 2014)

SF, 스릴러 | 97분 | 오스트레일리아

감독 : 마이클 스피어리그,피터 스피어리그

출연 : 에단호크, 사라 수느크,노아 테일러

 

잠 못 드는 밤이면 항상 ‘그게’ 문제가 된다. 불을 끄고, 이불을 덮고, 깊은 숨을 한두 번 내쉬다 보면, 불현 듯 떠오르는 그 기억들. 애써 덮은 이불을 발로 차게 만드는, 오글거리는 실수들, 현명하지 못했던 선택들. 흑역사들 말이다.

그런 밤이면, 한번쯤은 과거로 돌아가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 때로 돌아가, 멍청했던 그 실수를 만회할 수만 있다면”, 혹은 “차라리 다른 선택을 취했더라면, 좀 더 나은 현실에서 살고 있을 텐데”라는 후회와 함께.

영화 ‘타임패러독스’는, 이제는 TV드라마에서 조차 흔히 다루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삼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로 돌아가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달콤한 단상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SF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을 빌어, 내러티브에 수많은 반전요소를 포함시킴으로써 여타 정형화된 시간여행 장르와는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주인공 존(사라 스누크 분)은 ‘미혼모(Unmarried Mother)’라는 필명으로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는 작가다. 그는 자주 가던 바에 들렀다가, 본인의 팬을 자처하는 신입 바텐더(에단 호크 분)로부터 내기를 제안 받게 된다. 바텐더 본인이 들어본 적도 없는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려 줄 것. 그렇다면 술을 한 병 공짜로 준다는 것. 존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음과 같이 운을 뗀다. “내가 어린 소녀였을 때 말이야…”

존은 그렇게 과거에는 제인이었던 자신이 어떻게 생물학적인 남성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고백한다. 불우했던 삶 와중에 어떻게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됐고, 그 남자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털어 놓게 된다.

이야기를 마친 존에게 바텐더는 ‘나쁘지는 않은 얘기’라고 평하며, 술을 한 병 건넨다. 그리고는 존에게 믿을 수 없는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난 사실 그 남자가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 내가 만약, 그 남자를 당신 앞에 데려다 준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당신의 인생을 망친 그 남자를 말이죠. 어떤 책임에서도 벗어날 수 있도록 내가 보장한다면, 그 사람을 죽일 수 있겠어요?”

타임패러독스는 전후반의 전개 양상이 극명히 갈리는 영화다. 초반은 정적인 연출과 선형적인 서사를 통하여 불우했던 존(제인)의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십분 활용하여, 마지 경주마가 달리 듯 급격한 전개를 펼쳐간다. 게다가 소위 ‘반전영화’라 불리는 장르에도 속하기 때문에, 내러티브의 흐름을 놓치기라도 한다면 “그래서 이게 대체 무슨 얘기야?”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타임패러독스의 영화적 완성도는 뛰어난 편이다. 존(제인) 선택에 필연성을 부여하여 드라마적 완성도를 가다듬었다는 점에서, 또 영화 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반전요소에 서는 ‘억지스럽지 않고 그럴싸해’보이는 개연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SF스릴러’로써의 장르적 성취가 돋보이는 영화다.

Written By  류명재 (클라우드산업협회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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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이 영화 정말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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